있지도 않은 플라이트 예약

나이지리아에서 불쾌한 꼴을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당하고 나
다음 행선지로 카메룬으로 가라는 본사에서 텔렉스가 내 방으로 전달되었다. 그 당시에 호텔 통신실에 텔렉스가 있고 텔렉스 실에는 호텔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텔렉스 송신을 위해 항상 문전 성시였다. 서울에서 출국 전에 예약한 비행 스케쥴을 바꾸고 새로 항공편 예약을 위해 호텔에 있는 항공사 에이전트에서 카메룬의 두알라를 거쳐 수도 야운데를 갔다 오는 왕복 비행편을 예약하고 비행기 표를 받았다. 카메룬 수도 야운데까지 직항이 없었다. 두알라에서 환승해야 했다. 항공편 예약 수수료를 요구해 5달러를 지불했다. 비행기표를 사면서 수수료 내는가 생각했지만 나도 해외여행 경험도 없는 촛자여서 그냥 달라는 대로 주었다.

이틀 후, 래고스 공항에서 야운데로 가기 위해 두알라 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시간을 길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것만은 확실히 기억난다. 두알라에서 야운데 까지 불과 50분 비행 거리인 비행기를 타려고 나는 두알라 공항에서 무려 여섯 시간 넘게 기다렸다. 아프리카 여행에서 가장 힘든 것은 항공편의 결항, 지연, 연발 등등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수 없이 벌어진다. 아무튼,  무더운 두알라 공항에서 비지땀을 흘려야 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야운데 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 시간이 안되는 비행 후 야운데 공항에 도착했더니 공항에 카메룬 대리점 사장이 마중 나왔다. 놀랐다. 지금까지 공항에 나온 대리점 사장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카메룬은 국토의 절반은 프랑스 식민지, 나머지 절반은 영국의 식민지였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 시간을 얻어 샤워하고 옷을 갈아 입으니 살 것 같았다. 대리점 직원이 차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렸다. 나는 대리점에 가는 길에 에이전트에 먼저 들려 래고스에 돌아가는 비행편을 리 컨펌(재 확인)해야겠다고 에이전트를 먼저 가자고 직원에게 부탁했다.

예약된 항공사 에이전트를 찾아가 이틀 후의 래고스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컨펌해 달라고 말하자 비행편 책자를 한참 동안 들춰보더니 야운데- 두알라는 노 프로블럼인데 두알라-래고스는 그런 비행편이 없다고 한다. 지금이야 항편을 인터엣을 통해서 검색하고 예약 확인 하지만 당시에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하여  각 항공사들이 발간하는 두꺼운 책자를 뒤적이면 항편을 찾곤 했었다. 아니,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그럴리가 없는데 분명 래고스에서 래고스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예약했는데... 암튼 모레 떠나는 라고스 비행편을 찾아 예약해달라고 부탁하고 대리점에 가서 일을 봤다.

이곳도 부품공급에 대한 불만은 앞에 방문했던 대리점과 거의 같았다. 선적 지연에 도착한 부품 포장을 열고 보면 과부족 또는 파손된 부품이 수두록 하고 도대체 필요한 부품은 공급이 안 되고 항상 백오더로 남아 있다고 불평을 한다. 하지만, 이 흑인 노인은 상대방 기분을 배려하면서 얘기했다.

다음 날은 출장 본연의 일은 대강 끝내고 래고스로 돌아가는 비행편 예약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그것이 우선이었다. 결국, 예정했던 날에는 비행편이 없고 그나마 그 다음 날에 하나 있는데 이미 좌석은 모두 예약이 되어 빈자리가 없다고 한다. 일단 야운데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두알라 까지 나가서 라고스행 비행편을 찾아야겠다고 결정하고 두알라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나갔다.

공항에 도착하자 항공사를 찾아가 다음 날 떠나는 래고스 행 비행편을 예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 좌석이 팔려서 빈자리가 없다고 했다. 이미 오버부킹이 돼서 웨이팅 리스트에 올려봤자 소용없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며칠을 있게 될지 몰라 공항 근처에 정말 우습게 생긴 호텔을 잡았다. 비행편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버린 것이다. 호텔에서 로비같이 않은 로비에서 초저녁 시간을 하염없이 혼자 앉아 시간을 보내는데 흑인 여자가 접근해 온다. 자기도 비행기를 잡는데 힘든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 은근한 눈초리로 놀자는 싸인을 보내온다. 이것 뭐하는  짓이야. 나는 대꾸도 않고 방에 돌아와 그 비행기 이륙하는 것 같은 시끄러운 애어컨을 틀어놓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새벽에 무작정 공항에 나가 어제 찾아갔던 항공사 에이전트를 찾아가 책임자를 만나 사정 이야기를 했다. 뇌물(?)로 마르보로 담배 열 갑이 든 박스 두 개를 넘겨주었다.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사무실 창 밖에 그 사람이 보이는 데 자리 잡고 눈이 마주칠 수 있게 앉아 마냥 기다렸다. 이 사람은 내가 딱해 보였던지 기다려 보라는 눈짓이 전해왔다.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런 곡절 끝에 나는 다음 날이 돼서야 겨우 자릴 잡고 래고스에 돌아왔다. 하루를 더 머물게 된 것이다. 이 사건 이후로는 여행사에서 예약해주는 비행편을 믿지 않고 내 눈으로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기억이 나는대로 수정해가며 써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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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8 00:00 2012/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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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issertation writing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시물 멋지 네요. 나는 계속이 블로그를 확인하고 있었고, 난이 인상적! 매우 유용한 정보를 특별히 제가 그런 정보를 많이 위하는 마지막 부분. 난 아주 오랫동안이 특정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07/06 20:07
  2. 빨간내복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저도 읽다가 욱할뻔했습니다. ㅎㅎ

    2012/07/06 09:27
  3. 풀칠아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황당하셨겠습니다.
    믿고 맡길 수 없다면, 많이 피곤해지지요.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수요일 보내세요.

    2012/06/20 12:04
    • mark  수정/삭제

      공항에 도착하면 어린애들 청년들이 와서 서로 가방 들어다주겠다고 야단입니다. 이들에게 가방을 건네는 때는 가방을 잃어버리는 순간이죠.

      2012/06/23 22:58
  4. 마음노트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러모로 힘드셨겠네요.
    하지만 이렇게 읽어보기에는 재미가 있습니다^^;

    2012/06/20 11:51
    • mark  수정/삭제

      제가 이글을 쓰는 목적은 지금은 있지도 않은 것들, 일들을 후배들이 아 이런 것도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입니다.

      2012/06/23 22:57
  5. 용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땐 정말 황당하셨겠습니다 ^^;;;;;

    2012/06/20 11:45
    • mark  수정/삭제

      무엇보다도 본사에 출장결과 보고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2012/06/23 22:55
  6. 와이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행기만 놓쳐도 짜증이 확나던데 저런 황당한 상황이라니~
    고생많으셨습니다 ^^;

    2012/06/20 08:29
    • mark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당시 아프리카는 붐비지 않은 곳에서도 흑인이 옆에 지나가면 이상한 냄새가 났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에 섞여있으면 이는 고문이랍니다. 그속에서 비행기 잡으로고 야단을 치는 동안 완전 고를 들러댈 수가 없어 녹초가 된거죠 ㅋㅋ

      2012/06/23 22:55
  7. 핑구야 날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예약해서 믿고 있다가 홛당한 경우도 많죠,,반드시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는게 중요하죠

    2012/06/20 08:25
    • mark  수정/삭제

      세상에 없는 항공편을 있다고 예약한 경우는 저의 35년 해외출장에서 딱 한번 있었습니다. 그놈들한테.

      2012/06/23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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